2,000리 걷고 와서(16)
2007년 9월 6일(38키로 걸은날)
너무 조용한 방에서 자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늦잠 자고 7시 5분이 돼서야 출발하고,
해가뜨자 멀리 지평선에 산맥이 보이기 작하고 풍광은 메세타의 특성이 사라지고 구릉형의 산지형태로 변한다. 3시간 이상을 걸어,
중세 도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마을을 관통하는 다리가 독특하게 아름답고, 중세 기사들이 긴 창과 방패들고 말타고 마주보고 달리면서 충돌하는 창싸움을 다리 아래 왼쪽 잔디밭 에서 재현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는 관광 마을 오르비고(Orbigo)에 와서야 커피한잔 할 수 있었다,
11시 20분경 여행기 마다 사진이 나오지만 매번 복장이 바뀌는 이 허수아비 쉼터 통과하고
12시20분경 아스또르가를 내려다 보는 유명한 십자가(Cruceiro de Santo Toribio) 언덕 통과하고
1시 조금넘어 아스또르가(Astorga)에 입성하여 가우디가 설계 하였으나 무슨 이유에서 인지 주인인 대주교가 입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우디가 화가 나서
"아스또르가는 열기구를 타고도 지나가지 않겠다" 고 해서 더 유명해졌다는 건물에 있는 까미노 박물관도 밖에서 만 보고
대중 기피증이 생겼는지 사람 많은 곳이 싫어져서 대성당 부근에서 한시간쯤 보내다가 아스또르가를 벗어나니 키작은 참나무 숲이 많은 구릉 지형이 서서히 오르막 으로 계속 된다.
도중에 독일인 유에르겐을 만나 인사하고 함께 가는데, 자기는 천천히 갈테니 먼저 가란다. 부지런히 걷자 저앞에 큰짐을 지고 절룩거리며 가는 아가씨가 나를 기다리다가 다음 알베르게가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는다.
미국에서 와서 아스또르가 부터 걷는다 는데, 내가 보기에 너무 짐을 많이 지고 걷는것 같았다. 천천히 함께 걸어 오늘 내가 쉬기로 생각했던 조그만 시골마을 산따 까따리나 데 소모사(Santa Catalina de Somoza) 입구에 이르니,
돌담장 옆에서 지팡이를 깎아 팔던 영감님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세군도 알베르게, 세군도 알베르게한다. 골목 왼쪽편에 있는 두번째 알베르게가 더 좋다는 것 같았다.
오른쪽의 첫번째 알베르게를 지나 두번째 알베르게(San Blas)에 들어가니 식당도 겸업 하는데 모든 시설이 제법 깨끗하고 좋다(5유로)
7명이 자는 방에 미국 아가씨와 함께 들어가서 나는 빨래거리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 가는데 벌써 자리에 �는다. 그러나 도와줄 방법이 없는게 안스럽다.
빨래 하며 보니, 마을 입구에서 이집이 좋다고 한 영감님이 이집의 할아버지 가 아닌가. 까미노에 상업주의가 너무 활개치는 것은 싫은데...
빨래 널고 밖으로 나가니 유에르겐이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기에 합석하고 얘기를 나눴는데 이사람도 까미노에 미친듯하다.
독일도 월급쟁이가 5주간 휴가 얻기가 쉽지 않아서, 사직하고 왔으며 하루에 20키로 정도만 걸었는데 나를 보니 더 걸어야 되겠다 면서 떠난다.
이집의 순례자 메뉴는 선택폭은 좁지만 싸며(7.5유로) 맛 있어서 팁포함 10유로 주었다.
너무 조그만 동네라 텅텅 빈 공립 알베르게를 돌아 보고 와서 자리에 누웠는데 젊은 독일남자 1명과 아가씨 3명이 들어와 소근 거리고 달그락 거려서 잠을 잘 수 없다.
밖에 나가니까 이들도 나와 저녁상을 차리고 성호도 긋는게 독실한 카톨릭 신자 같은데 하는 짓들은 정말 예의가 없다. 하여간 이제야 저녁을 준비하니 언제 다시 들어와서 잠을 깨울지 모르겠으므로,
영어 한마디 안 통하는 주인에게 가서 "시끄러운 저 사람들이 잠들기를 기다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지금에서야 저녁을 시작하니 언제 밥먹고 올라와서 또 떠들지 모른다. 나는 잠좀 자야겠으니 방좀 바꿔 주십시요", 했는데
하느님이 도와 주셨는지 알아 듣고 어린 아들에게 열쇄를 주며 나보고 따라 가란다. 옆방을 열어주는데 나 혼자 아닌가?
얼른 짐 옮기고 내려와서 와인 한잔 더 팔아 주었다.
아까 저녁먹고 준 팁이 약효를 발휘 했는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고마운 친구다.
<<까미노 걷기와 군 기름 빼기>>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행기를 보면 대부분 큰 변화가 없었다 한다.
다만 아래와같이 특수한 경우도 있었다.
40대 미국인 남자 10키로 감소
20대 영국인 남자 8키로 감소
30대 한국인 남자 8키로 감소
20대 한국인 남자 8키로 감소
22세 한국인 여자 6키로 증가
나는 58 마이너스 에서 58 플러스 로 되었다.
그러나 허리의 군 기름이 다른 곳의 근육으로 바뀐것 같은 기분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