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4, 25(화요일)
05:30 모든 직원들이 날씬한데 유일하게 뚱뚱한 직원이 노크로 모닝콜 하다
06:00 뷔페식 아침 먹고 기념품점에서 케냐 지도를 11불 주고 샀는데 지도내용은 엉터리지만 뒷면의 국립공원들에 대한 설명은 조금 도움이 된다.
지도 살때 까매서 더 귀여운 여점원이 “Chinese?" 한다. “No, Korean." 하고 생각하니 중국인이 많이 오나보다.
07:40 오늘은 빅터 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운전하는 두 번째 차를 타다.
어제 입구에서 본 "탐조자의 낙원" 이라는 현수막 때문에 훌라밍고, 펠리칸, 독수리와 새들만 볼 수 있으리라는 선입관을 갖고 게임 드라이브에 나서 서 보니 다큐에서 자주 봤던 수백만 마리의 홍학과 펠리칸의 장관 외에도
톰슨가젤, 임팔라, 얼룩말, 기린, 물소, 개코원숭이, 콜러부스원숭이, 희귀한
코뿔소 뿐 아니라 길옆에 치와와 크기의 영양류도 보이는 등 정말로 다양한 동물을 보았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원에서 이와 같이 다양한 동물을 볼 수 있으니 방문객이 많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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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55 공원 본부 사무소가 있는 정문에서 화장 고치고 공원을 떠나서 초라해 보이는 나쿠루 시내를 지나 마사이 마라를 향해 길고 긴 여행길에 오르다.
본래 계획은 나이샤바로 돌아가서 마사이 마라로 남진하는 것 이었으나, 어제 그토록 고생한 길을 되돌아 갈 수 없으므로 서쪽으로 우회하기로 한다.
깨진 포장길이나 비포장길을 곡예 운전하는 이곳의 기사들이 존경스럽다.
몰로(Molo), 케리초(Kericho) 등 몇몇 마을을 지나며 보니 모두 손으로 농사를 지으며 농축산물을 거래하는 장이 곳곳에 열린다.
옆구리에 끼고있는 닭, 많아 보이라고 좁은 봉투에 수북이 쌓아놓은 감자모양의
뿌리 등 정겹다.
13:00 소틱(Sotic)마을 의 National 상표가 붙은 주유소(Kaplong Service Station)에서 자동차에 연료 넣고, 제법 상품이 다양한 부속 편의점에서 물 산 뒤, 가게 옆의 파라솔 밑에서 도시락으로 점심.
도시락 내용 : 은박지로 싼 닭다리 한 개, 삶은 달걀 1개, 시큼털털한 드레씽을 친 약간의 야채로 소를 넣은 호밀빵 쎔위치, 팍팍하고 작은 롤빵1개, 바나나 1개,
큰 자두 크기의 사과 1개, 이름모를 열대과일 1개, 그리고 250씨씨 짜리 건강음료 팩 1개
13:50 이곳을 떠나니 최근에 포장 한 듯한 길이 나타나다. 차선도 지워지지 않았으며, 길옆 도랑도 정비되어 있고, 도로표지도 가끔 나타나며, 가드레일도 설치한 곳이 있다.
이 도로에서 시속 80키로로 50분 정도 신나게 달리니 갑자기 길이 없어지고
14:40 “Toll Gate”라고 써있는 움막같은 집이 몇채 있고 공터에 사랑 아프리카 차량 3대가 서 있고, 오늘 우리의 숙소인 데이빗 리빙스턴 싸파리 리조트 까지 60키로미터 라고 써있는 푯말이 있는곳에 도착하다 (레맥 : Lemek 마을로 추정함).
이곳을 떠나 마사이 족의 가축과 야생동물들이 공존하는 지역 (처음에는 곳곳에 전기 펜스가 보이곤 했으나 곧 사라짐)을 간간이 나타나는 짐승과 소떼, 양떼를 구경하면서 덜컹, 덜컹 전진하다.
내가 탄 차에는 손잡이가 없고 벨트도 한쪽밖에 없어서 제일 뒷줄에 앉은 나는 왼손으로는 열린 창틀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시트벨트를 감아쥐고 두발로는 앞좌석 다리에 버티고 가히 고난도 요가 수준의 자세로 여행했으니 얼마나 운동이 되었겠나? 여행경비 본전은 뽑았지.
17:00 정각에 숙소인 데이빗 리빙스터 싸파리 리조트(Davit Livingstone Safari Resort : http://www.mugumotree.com )에 도착하다.
첫 인상은 이 라쥐의 중앙홀이 있는 큰 건물의 용마루위에서 노니는 코로부스 원숭이 들이 우리나라 궁궐 지붕위의 잡상(雜像) 같아서 재미있다.
이 라쥐는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연중 물이 흐른다는 마라강(이강의 양안은 모두 3-6미터의 충적토(沖積土)로 되어 있으므로 다큐에서 보듯이 동물이 이동하기가 힘든 것을 확인하다)의 남쪽 강변에 가까이 지어 모든 방의 베란다에서 강물소리를 들을 수 있게 지었는데 그중에서도 내가 이틀 동안 묵은 제7동의 6개 방은 강에서
5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새벽이면 우렁찬 사람 목소리와 비슷하게 으르렁 거리는 하마소리에 잠이 깨곤 했다.
특히 내방 앞의 늘어진 나뭇가지에는 조롱박같이 생긴 새집이 주렁주렁 달렸는데 아침 저녁으로 들은 새소리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19:30 뷔페식으로 저녁 먹고 자다.
이 라쥐에서는 매일 새벽 05:00부터 08:00까지 저녁 18:00부터 24:00까지 만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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