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데 산띠아고

2,000리 걷고 와서(23)

변유섭 2007. 12. 26. 13:55

 

2007년 10월 10일(26키로 걸은날)

 

새벽에 일어나 빨래 걷어 배낭 꾸리고, 주방에 가서 그릇 씻어 놓고,


<<멀쩡한 그릇을 왜 또 씻느냐?>>

 

((서양인들이 설겆이 하는것을 보니까 물에 세제 듬뿍 풀어 넣고 그릇을 담궜다가 꺼내서 맑은 물에 행구지 않고 백발 백중 젖은 행주로 한번만 쓱 문질러 놓는다.

 

따라서 그 성능 좋은 세제를 드시고 싶지 안으시다면 다시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맑은 물로 세제를 씻어 내야 한다.))


식재료 준비 해 놓은 뒤, 마님 모시고 와서 계란 스크램블 만들고, 작은 베이컨은

구할수 없었으므로, 대용으로 초리소 좀 썰어놓고 바게트와 주스로

 

아침 해 드렸는데 인스탄트 커피 라도 있었으면 좋겠네 하는 생각을 했다.


설겆이 하고 7시 30분 출발하였다.

 

8시 30분쯤 지나간 산 시아오(San Xiao)의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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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런 숲길이 많아 걷기가 좋지만 집사람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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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10분경 카사노바(Casanova)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마을을 지나면 그림같이 아름다운 작은 목장이
계속되고 우리도 모르는사이에 루고(Lugo)지역 에서 아 꼬루냐(A Coruna)지역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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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씨아 지방의 마을은 대체적으로 쇠거름 냄새가 나는데, 몇 채의 집으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에서도 쇠거름 냄새는 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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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길을 가다보면 쇠거름 냄새가 유난히 진동하는 마을이 나타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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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도 있는 레보레이로(Leboreiro)를 지나 조금 가면 조그만 산업단지가 나타나고 어느 기업체가
조성한 듯 한 휴식공간에 마시는물 나오는 샘도 만들어 놓고 야고보 십자가도 세워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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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를 지나 후레로스(Furelos)마을에 들어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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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당이 문을 열어 놓았으므로 성당을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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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시작한지 4시간이 넘어 멜리데(Melide)가 가까워 지자 집사람의 고통이 심각한 것 같았다.

 

발 아플 때는 휴식 이외의 방법이 없으므로 오늘은 이곳 에서 쉴까 생각하며 멜리데에 들어서서 큰길을 만나 왼편으로 꺾자 "Pulperia Ezequiel"이라는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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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에서 읽은 가이드북의 안내문 :

 

"멜리데를 지날 때는 반듯이 "뿔뻬리아"에 들리십시오. 멜리데의 중심도로에 있는 "Pulperia Ezequiel" 에서 긴 나무 탁자에 앉아 이집의 전문음식인 뿔뽀(문어)를시식 하십시오.

 

올리브유에 적신 문어에 스페인식 파프리카를 뿌린 뿔뽀는 소박한 나무 접시에서 이쑤시게로 찍어 먹는 것 입니다. 맛갈스럽게 양념된 국물은 빵 덩어리로 닦아 드시고 사기 컵에 따라주는 탁한 색의 리베이로 포도주 컵을 비우십시오."

 

나는 그 안내문을 읽고 나서 "오징어나 문어는 절대 못먹을 것으로 치부하는 미국인의 흥미를 끌려는 꼬임일 것이다. 그까짓 냉동 문어 삶은게 무슨 맛이 있다고...

 

문어야 동해나 남해에서 금방 잡힌, 산 놈 디쳐서 따듯할 때 된장 찍어 소주 한잔 하며 먹어야 제맛이지" 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찾아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상호를 발음할 능력이 없어서 알파벳 형태로 비슷하게 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상호가 눈에 띠니까 반가워서 들어갔더니. 긴 탁자에 낯익은 얼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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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라 포도주는 안 마시고 주스 2잔과 코크 1병과 뿔뽀 1인분을 시켰는데, 우선 양이 많았고, 맛도 그런데로 독특했고, 배도 출출했으므로 맛있게 먹었다

(합계 14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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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자를 모시고 더 걸을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있는 "바람둥이" 스페인 청년이 영어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옳다구나, "바람둥이"에게 정중하게 부탁하니까, 까미노 특성대로 열일 제치고 도와준다.

 

그래서 환자는 오늘 목적지인 리바디소 데 바이소(Ribadiso de Baixo)요양소(?)까지 택시편으로 보내고 나혼자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순례길에 올라 숲길로 들어서니 자전거 탄 순례자만 가끔 지나가고 오전에 그 많던 순례자는 다 어디로 갔는지 보기 어려웠다.

 

환자를 편히 쉴 수 있게 했으므로 마음이 편해서 걷기가 한결 수월한데 숲도 깊어 경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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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에 소나무가 궁궐 짓는 재목으로 정부의 특별한 보호를 받았던것 처럼, 갈리씨아 의 참나무 숲도 막강한 스페인 함대의 배를 만드는데 필요한 목재를 제공 하였 으므로

 

16세기 초기에는 왕명으로 허가 받은사람 이외에는 벌목 할 수가 없었을 정도로 엄격한 보호를 받았으나 ,

 

건축에 필요한 목재 생산에는 3년에 13미터나 자라는 속성수가 유리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19세기에 도입한 유카리나무(eucalyptus)가 펄프용과 화목용으로 인기가 있었다 한다.

 

그 뒤 프랑코 독재정권이 펄프산업을 지원 하려고 특별법을 만들어 참나무를 베고 그 자리에 유카리 나무를 심게 함으로서 현재 갈리씨아 숲의 3분의 1을 이 외래종 나무가 차지 하고 있다는데,

 

문제는 유카리나무의 끈적 끈적한 수액이 새들의 숨통을 막아 조류가 서식하기 힘들 뿐 아니라 산성의 잎이 토양을 불모로 만들기 때문에 곤충등 다른 동식물도 서식하기 어려워서 생테계의 다양성을 파괴함으로 학자들은 걱정 한다지만,

 

나에게는 유카리나무 숲 이라도 깊은 숲이 경치도 좋고 걷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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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엔떼(Boente)의 바르에서 네델란드 무리와 점심도 함께하고 성당 도 둘러보고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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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낙서를 발견하니 반갑기도 했지만, 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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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치도 수없이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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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45분 이소 강(Rio Iso)가에 있는 리바디소 데 바이소 (Rebadiso de Baixo)의 공립 알베르게에 도착 하였다. 이곳은 자율지불제 이므로 헌금함에 5유로 넣고, 친절한 오스삐딸레라가 부인은 저쪽에 있다고 가리키는 곳으로 들어가니 집사람이 누워있다.

 

빨래하고, 야외 의자에 나가 더욱 악화된  발 처치 하는데 양복입고 구두신고 방정맞게 생겼기 때문에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길레 순례자들를 따라 다니나 하고 궁금하게 여기던 사람이 와서 어눌한 프랑스식 영어 발음으로 발 상처에 대해 아는체 한다. "내방식이 더 좋다" 고 해 버렸다.

 

이곳은 외모는 허술한데 내부 설비는 좋다. 다만 주방은 있으나 기구가 없고 주위에 수퍼도 없어서 취사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당치 않을 것이다. 옆집에 바르가 있으므로 매식에는 불편이 없다.

 

그러나 이날저녁 7시에 먹은 순례자 메뉴는 역시 갈리씨아 음식이었고 서비스도 최악이었다.

 

알베르게 입구(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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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잔 방(조금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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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담그고 휴식할 수 있는 이소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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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구분 편의 시설이 있는 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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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밤 집사람의 바로 윗 벙커에서 자던 스페인 청년이 소등 후에도 침대에서 담배 피우며 술병 들고 소란 피우자 어느 아주머니가 다가와 단호하게 호통치며 술병 과 담배를 빼앗아 버리니까

 

그녀석이이층 벙커에서 뛰어 내리고 다시 뛰어 오르다 침대 난간을 부수는 소동이 있었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아줌마는 위대하다.

 

<<갖고간 짐 줄이기>>

 

((필요할 것 같아서 꾸려 갔으나 배낭이 너무 무거울 경우, 버리기가 아까운 물건은 우체국(Correos)에 가서 산띠아고 우체국으로 부치면 된다.

 

나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이용 하신것 같았다. 안내서에 보면 탁송 우체국에서 상자를 판매 한다고 한다.

 

주의할 점은 대문자로 성을 먼저 쓰고 이름을 뒤에 써야 하고, 산띠아고 우체국에서 찾을때 여권으로 신원을 확인하므로 여권상의 영문표기와 같아야 한다.

 

산띠아고 우체국에서 보관 기간은 30일 이라 한다. 그러나 제일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갖고가지 않는것이다.))

 

 

<<꼼뽀스뗄라의 어원>>

 

((Compostela 라는 명칭의 어원에 대하여는 몇가지 설이 있으나

 

야고보 성인의 유골은 중동지역 으로부터 스페인 으로 와서 양치기가 별(a star)을 발견한 곳에  묻혔고, 그위에 교회를 세웠고, 궁극적으로 그 교회터에 산띠아고 꼼포스텔라 대성당이건립되었다는 믿음 때문에

 

라틴어 camus stellae 즉,"field of the star"가 어원 이라는 설이 통설이라 한다.

 

따라서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는  "St. James in the Field of the Star"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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