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8일(37키로 걸은날)
사리아(Sarria )까지 80여 키로만 남았으므로 사흘이면 충분하다.
6시 30분 떠나 시내의 바르에 가니 이집도 크로아쌍이 없다. 할수없이 매우 단 빵으로 아침먹고
순례자도 뜸 해진 한적한 길을 걸어, 까까벨로스(Cacabelos)지나 몇키로나 되는 아스팔트 길을 가는데 오늘은 내 그림자가 유난히 길다.
저 길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졌다가 내 오른쪽 뒤로 가서 두 자쯤 되면 나도 쉴 수 있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만 걸으면서 알게된 사실이다.
아스팔트 길이 끝나고 언덕길로 접어들어 누군가가 길가에 버린고 간 포도송이를 줏어서 먹어보니 맛이있다. 이렇게 맛이 든 것인줄 알았으면 그 흔한 포도좀 따 먹으며 오는건데 라고 생각하며(사실은 "안" 따 먹었다), 푸른 사과 떨어진 것, 이상하게 생긴 배 떨어진 것을 깎아 먹으며,
12시 45분경 아름다운 교회가 여러 개가 있는 빌랴후랑까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의 중앙 광장에 도착하여 광장 옆의 바에서 쌘드위치로 점심 떼우고 시내를 빠져나올 무렵,
스페인어가 아닌 영어로 인사하던 청년이 공중전화 부스로 들어감으로, 옳다구나 저친구가 영어하는 스페인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전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며칠전 레온에서 산 전화카드와 우리집 전화번호를 건네주며 전화좀 걸어 달라고 부탁 했다.그러나 몇번 시도해 보아도 않된다.
자기는 스페인 사람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사람 이라며 마침 옆에서 자동차 시동 거는 사람에게 영어로 부탁한다. 멕시코인 이라는 그 사람도 카드로는 전화를 못 건다.
드디어 내가 건네준 동전 2유로를 넣고 하더니 신호가 간다며 수화기를 내게 준다. 반가워서 제대로 감사말씀도 못 드리고 수화기를 들고 있었더니 신호는 가는데 모두 외출했는지 아무도 받지를 않는다.
하지만 동전 2유로 넣고 걸면 된다는 사실을 발견 한 것이 너무 기뻐서 다음 도시에서 전화 걸 생각만 골돌히 하며 가다가 ,
이 다리 건너와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서 곧 오른쪽의 산으로 올라야 되는데, 그곳을 지나쳤다는 사실을 안것은 한참 뒤였다.
다리건너 자동차 길을 따라서 오른쪽 산의 터널에서 나오는 큰 국도와 교차하는 네거리에 왔는데 까미노 표지가 보이지 않으므로 마침 옆에 있는 부인에게 까미노를 물으니 길을 따라 왼쪽으로 쭉 가라는 시늉을 한다.
그여자 말대로 10 여분을 걸어도 까미노 표지는 나타나지 않고, 도로표지를 보니 내가 걷고 있는 방향이 아침에 떠난 뽄훼라다 쪽이라. 이게 아니구나 깨닫고
마침 길가에 바르가 있으므로 들어가 손짓발짓 물으니까 내 행색이 불쌍했던지, 주인이 밖으로 나와 손으로 가리키며 저 멀리 보이는 터널 속으로 가라고 한다. 말은 안 통하고 터널로 들어 가라는 것은 이상 해서 다시 확인해도 터널 비슷한 발음을 하며 그곳으로 가란다.
네거리로 다시 돌아와서 자동차도 안 다니고 가로등도 없고 길이는 400몇 미터 라고 써있는 어두운 터널을 혼자 걷자니 으시시 했다.
터널을 빠져 나오자 오른쪽 산길에서 내려오는 까미노 표지가 보이고, 그쪽에서 내려오는 독일 순례자 를 만나니 살것 같았다.
여기서 부터 강 기슭을 따라 만든 도로변을 40대로 보이는 교양 있는 이 아저씨와 9키로 정도 함께 걸었다. 스페인과 독일의 물 문제 환경보전 문제 등 이런 저런 얘기중에
전화 얘기도 했는데 전화는 우체국에서 동전넣고 하는 것이 제일 쉽다는 충고를 들었다.
이곳의 경치는 우리나라의 태백에서 봉화쪽으로 가는 35번 국도와 같이 깊은 협곡을 흐르는 계류를 따라 도로를 만들어 경치가 좋은데,
자동차는 산허리를 뚫고 높은 교각을 세워 까마득 하게 머리 위로 지나가는 고속도로로 다니고 이 도로에는 거의 다니지 않으므로 공기도 상쾌하다.
33키로 쯤 걸어 뜨라바델로(Trabadelo)라는 조그만 마을의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오스삐딸레로 가 안 계신데, 문이 열려있어 들여다 보니 넉넉해서 쉬고 싶었으나 조그만 가게와 바가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에 저녁을 굶겠으므로 그분과 인사하고 나혼자 떠났다.
4키로 정도 더 가서, 라 뽀르뗄라 데 발까르쎄(La Portela de Valcarce)에 있는 사설 알베르게 (El Peregrino)에 8유로 내고 묵었는데 손님이 없어 독방이다.
빨래하고 저녁을 먹으려고 이집에서 겸업하는 바르에 가니 쌘드위치 밖에 없다 함으로 따빠스 안주 큰것 ( Tapas y Raciones)과 와인 1병으로 저녁을 떼웠다.
가격은 합계 6유로 이었으나 이집의 딸이 아주 친절 했으므로 팁으로 2유로 주었다.
<<순례자와 지팡이>>
((중세 순례자의 상징 이었다는 지팡이, 호리병, 조개껍질 중에서, 길고 굵은 지팡이는 산적이나 들짐승 등을 퇴치하기 위한 무기 겸용 이었다 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나무 지팡이를 집고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가벼운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
특히 서양인 중에는 양손에 스틱을 잡고, 스키 신고 걷는 동작으로 , 박자 마추어 걷는 사람도 많았다. 몇명에게 노르딕 스키 하느냐고 물어보니까 스키는 못 타지만 "연습"하니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보아도 완만한 경사지나 평지에서는 힘이 팔로 분산되어 큰 효과가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등산때 스틱을 하나만 사용하는데, 평지에서도 리듬을 타기 위하여 사용 할 때도 있지만, 급경사 에서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다. 특히 내리막 길 에서 스틱은 나에게는 필수품이다.
확실한 것은,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스틱은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고 단정한다.))
<<휴지>>
((스페인의 화장실에 휴지가 없어서가 아니고, 특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알베르게 같은 곳에서는 미쳐 보충하지 못 할 때도(나의경우 1번)있기 때문에 휴지가 없다면 매우 곤란할 것이므로 항상 휴대하는 것이 안전하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어느나라에 가도 외출할때 휴지와 손수건은 반드시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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