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일)
오늘부터 6월 2일까지 16일간 여행은 순례길 걷기가 아닌 자유로운 배낭여행이다.
07시 알베르게를 나와서 어제 알아 놓았던 대로 길가의 Capilla San Lázaro 버스 정류장에서 공항
버스(편도 3유로, 30분 마다 운행)를 타고 15분 만에 산띠아고공항(SCQ)에 도착해 보니 공항을 대규모로 신축한 것을 발견하였다.
09시 20분 뷰엘링(Vueling : 스페인의 저가항공) VY8222편에 탑승했는데 항공료는 70여일 전에 예약 하였으므로 좌석 지정료 14유로를 포함해도 210.08유로 이었다.
09시 58분에 이륙하여 1시간 35분간 비행하고 11시33분 빠리의 샤르르드골 공항(CDG)에 착륙하였으나 저가항공 이므로 버스 타고 제3터미널까지 오는데 25분 이상 소요되었다.
그러나 부친 짐이 없으므로 곳 바로12시 10분 출국장을 나와서 'RER Paris by Train'라는 표지를 따라 5분 정도 가서 불란서국철(SNCF)의 제1공항 역으로 갔다. 그곳에서 RER B선 타고 빠리 북역(Gare
du Nord)으로 갔는데(2명 운임 20유로) 시간이 있으므로
식사 좀 하려고 역사 밖으로 나가서 둘러 보았으나 식당은 많은데 짧은 시간 내에 먹을 만 한 음식점이 보이지 않았다. 역으로 다시 들어가서 대합실에서 간이식(쌘드위치) 으로 점심을 때웠다.
홈이 셀수 없이 많은 거대한 역에서 오후2시 22분 떠나는 부뤼셀행 탈리스열차 타는곳을 알고 싶은데, 2시가 넘도록 열차정보가 안내스크린에 뜨지 않아 답답했다. 2시 5분이 되서야 열차가 출발할 프랫홈 번호가 뜬다. 문화가 틀리지만 외국인에게는 불편한 문화다.
14시 22분 탈리스 9451호 고속열차가 빠리 북역을 떠나 1시간 15분만인 15시 47분에 브뤼셀 남역(Brussels Midi/Zuid Station)에 도착 하였다. 자동차 타고 고속도로로 왔다면 303km 로 3시간 이상 걸렸을 것이다. 기차요금은 승차일 보다 60일 이전에 예약 하였으므로 정상가격의 50% 정도인 102유로에 예매 하였다.
디지털 세대인 젊은 분들은 스마트폰에 앺 깔아서 목적지를 쉽게 찾아 가는 것 같은데 스마트폰도 못 쓰는 아날로그 세대인 나는 국내에서 미리 구글 지도를 검색해서 손으로 약도를 그려가지고 다니는데, 큰 불편은 없다. 아래 사진은 지도검색 할 때 도로가 기차 길을 고가로 통과하는지 아래로 통과하는지가 궁금하던 곳 이었는데 와서 보니 밑으로 통과하고 있다.
브뤼쎌 제1의 관광지인 그랑쁠라스(Grand Place)에서 450미터 정도 떨어진 Bedford Hotel & Congress Center 까지 걸어가서 오후 4시 20분 투숙한 뒤 중심가 쪽인 그랑쁘라스 방향으로 산보 나섰다.
나보고 유럽에서 제일 부러운 것 3개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 덴마크의 인어공주 동상, 벨지움의 오줌싸개 동상을 선택 할 것이다. 하늘이 이 나라 백성들을 얼마나 사랑
하시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속이는(?) 도깨비방망이를 선물로 주셨을까? 그랑쁠라스로 가다가 그 썰렁한 Manneken Pis를 28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렇게 보잘것이 썰렁한 조형물 만들어 놓고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가?
덕분에 와플 장사도, 초콜릿 장사도 얼마나 잘 되는가? 그것뿐인가?????
그랑쁠라스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들, 아름답기는 해도 건물이름까지 외우고 싶지는 않다.
그랑쁠라스 북동쪽 골목에 있는 소문난 음식점 거리인 푸주간 거리(Rue des Bouchers)를 돌아보았
다. 세계에서 제일 많은 종류의 맥주 즉 2,004종의 맥주를 상업적으로 판매 하는 기네스 기록을 보유
하고 있다는 델리리엄 까페(Delirium Café)도 보고 200년간 홍합요리를 한다는 유명한 레옹까패(Chez
Leon)의 간판도 보았다.
아직 저녁 먹을 시간이 되지 않았고, 무섭게 어깨를 짓누르는 40리터짜리 배낭을 지고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끌고 다니는 가방이 절실하게 필요했으므로 우선 가방을 찾아 나섰다. 한 시간쯤 찾아다니다가 어느 가게에서 중형 가방을 하나 발견하였다. 물론 값싼 중국제였지만 제품의 질을 따질
형편은 아니었으므로 냉큼 사 가지고 호텔로 갖고 가서 배낭을 통 채 넣어보니 꼭 맞았다.
저녁은 다시 푸주간 거리로 가서 집사람은 홍합시키고 나는 스테이크를 먹었다. 물론 홍합도 맛은
보았는데 예상 했던대로 내 입이 원하는 홍합의 맛은 아니었다. 내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데도 남들은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 빠리의 홍합도 카나다 몬트리올의 그것도 국내에서 먹는 홍합의 감칠맛은 안 나고 밍밍한걸 어떡하나?
여행기 마다 그랑쁠라스의 야경이 멋있다고 했으므로 밤에 가 보았으나 10시가 조금 넘었는데 모두
소등했다. 일요일? 정전? 내가 재수없는 사람인가?
5월 18일(월)
식당은 6시 45분에 열지만 우리는 07시 30분에 아침 먹었는데 아침의 질이 제법 우수했다.
오늘은 브뤼헤(Brugge)를 돌아보고 올 예정으로 08시 호텔을 나서서 미디 역까지 걸어갔다.
안내서에 의하면 브뤼헤는 '서유럽의 베니스'로 불릴 정도로 운하가 발달하여 13세기에는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명성을 떨쳤던 도시이며 플라망어로 브뤼헤(Brugge)라 하고 프랑스어로 브뤼주(Bruges)라 한단다.
오늘날에는 브뤼셀을 제치고 벨기에 최고의 관광특구로 사랑 받고 있으며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집들과 교회, 운하 등 볼거리는 역에서 도보로 20분쯤 거리의 중심가인 마르크트(Markt) 광장에서 반경 1km
안에 모여 있으므 로 걸어 다니는 게 내게는 최선이었다.
8시 55분 브뤼쎌 남역에서 교외선 같은 2층 열차 타고 9시 55분 브뤼헤역에 도착했다,
점심은 적당한 식당을 만나지 못해서 간단히 스빠게띠를 먹었다(25.6유로=27유로)
13시 57분 부뤼헤역에서 열차 타고 14시 55분 브뤼셀의 미디역에 돌아온 뒤 시내를 목적 없이 걸었다.
5월 19일(화)
07시 호텔 식당에서 아침 먹고 나서 배낭여행객인 내가 배낭대신 바퀴 달린 가방을 끌고 호텔을 나서니 조금 어색했지만..... 이렇게 해야지 어쩌나 이제 배낭은 힘든걸.
장거리 열차인 8시 33분차를 탔는데 통근열차 같이 운행한다. 8번째 정거장인 NAMUR라는 역에 오니 대부분의 승객이 내린다.
모두 15정거장 정차하면서 11시 50분 룩셈부르크(Luxembourg)에 도착했는데(자동차로 왔다면 약220km) 열차 시각표상 더 빠른 기차는 없었다.
룩셈부르크 역
12시 15분 역에서 10분 거리의 Hotel Bristol 에 체크인하고 곧 나와서 리베떼 거리(Ave. de la Liberte)를 따라 800미터 쯤 가니까 구시가지가 시작되는 아돌프 다리(Pont Adolphe)가 나온다.
페뜨루세 계곡(Vallee de la Petrusse : Petrusse Valley)에 걸쳐있는 이 다리 건너면 가로질러 나타나는 큰길이 프랭클린 루즈벨트대로(Boulevard Franklin D. Roosevelt)다. 이 길 옆의 헌법광장 중앙에 우뚝 선 돌기둥 위의 황금여신상은 1차 대전 전몰자를 기념(Gella Fra Memorial)하기 위한 것 이라 한다.
이곳이 계곡 아래와 건너편의 경치를 바라보기 좋은 곳 이라는데 별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돌로 만들었다는 다리인 아돌프 다리(Pont Adolphe)가 아름답다는데
지금은 보수 중이다.
이곳에서 기요므 2세 광장(Place Guillaume II : William Square)으로 가다 보니 골목길에 음식점 이 많았다. 그 중에 영어로 메뉴를 내건 식당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Soup of the
day + Dish of the day + Beer = 15유로 x 2명 = 30유로
시청 건물과 기요므 2세의 기마동상이 있는 기요므 광장. 19세기 왕이며 대공이었던 그는
죽기 1년 전 이 나라(Grand Duchy of Luxembourg)에 자유를 안겨준(the first parliamentary constitution, one of the most liberal constitutions in Europe at the time.) 인물 이라 한다.
무엇을 기념하는 조형물인지는 모르겠으나 끌레흐뽕떼느 광장(Place Clairefontaine)을지나 보초
교대 의식이 싱거운 그랜듀칼 궁전(Palais Grand-Ducal : Palace of the Grand Dukes)을 보고
보크 포대(Bock Casemates)로 가서 포좌가있는 동굴에 입장료(1인당 4유로)를 내고 들어가 보았다.
그곳에서 벤첼 워크(Wenzel Walk)라고 이름 붙인 성벽 위 걷기를 하며 찍은 사진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알리는 동판
성벽 위 걷기와 계곡 겯기의 경계 지점
노뜰담 대성당(Cathedrale Notre Dame : Cathedral to the Blessed Virgin)
남쪽에서 내려다 본 페뜨루세 계곡
2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추모하기 위한 기념비(National Monument of Solidarity)라는데 가스 불이 꺼졌다.
IMF, 세계은행, 미국중앙정보국과 같이 권위 있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통계 마다 산유국도 아닌 이 나라의 1인당 GDP가 항상 세계 2위라는데....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와 보았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풍족해 보이지도 않고 행복한 것 같지도 않고 친절하지도 않더구먼....
이곳 다음 일정으로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알폰스 도오데(Alphonse Daudet)의 '마지막 수업' 의 고장인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를 가려고 서울에서 호텔을 예약하려고 애썼으나 무슨 행사가 있는지 불가능했다. 그래서 스트라스브루는 한나절만 보고 잠은 독일의 스투트가르트(Stuttgart)까지 가서 자려고 스투트가르트에 호텔을 예약하고 왔으므로 내일은 새벽부터 움직여야 한다.
5월 20일(수)
이 호텔의 아침제공 시간은 07시 이지만 호텔에서 친절하게 06시에 커피를 마시게 해 주었으므로 커피 마시고 도시락봉지(?) 받아 들고 06시 10분 호텔을 나섰다.
06시 40분 TGV 2855열차 타고 출발하여 도시락 먹으며 07시 20분 프랑스의 메스(Metz)에 도착하여
07시 47분 TER30381열차로 갈아타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는 스트라스부르 역에 09시 09분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짐보관소에 7.5유로 주고 짐을 가방을 맏기고 나니까 비가 뜸 해진다. 룩셈부르크에서 스트라스브루까지 자동차로 왔다면 약 265km이다.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었다는 이 도시에 처음 왔지만 내가 가 보고자 하는 곳은 쁘띠 프랑스(La Petite France)지역과, 이 도시의 상징인 노뜰담성당(La Cathedrale Notre-Dame de Strasbourg)뿐이므로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지만 처음부터 걷기 시작했다.
작은 프랑스로 불리는 곳의 경치인데 날씨가 궂어 사진이 예쁘지가 않다.
노틀담 대성당은 누구도 한 프레임으로 찍을 수 없을 것이다.
어느 티비에서 방영한 '꽃보다 할배' 라는 프로에서 소위 할배들이 노틀담성당 부근의 야외식탁에 앉아 맛있게 점심 먹던 곳을 검색해 보았다. 그 건물은 15세기의 뛰어난 목조건물로 문화재라 한다.
상호는 Meison Kammerzell 인데 식당과 호텔을 함께 하는 제법 고급 식당 이지만 모처럼 집사람과 함께 가는 곳이니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찾아갔다.
그런데 12시가 되어야 식당 예약을 받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오후1시 56분 떠나는 기차를 서울에서 예약 해 놓았으므로, 불란서의 정식식당에서 아무리 빨라도 1시 20분까지 식사를 마친 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므로 이곳에서 먹는것을 포기하고
11시 30분에 아래사진의 식당에 가서 이른 접심을 먹는데 추천하는 음식이 주로 독일음식으로 보인다. 우리가 먹은 것은 독일 식 시큼한 양배추(싸우어크라우트) 대신 준 쌜러드와, 감자 삶아 볶은 것, 돼지다리 관절덩어리(Schweinshaxe)와 맥주 두 잔이었는데 맛있었고 관광지 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비싸지 않게 44유로 밖에 나오지 않았다.
클레베르 광장(Pl. Kleber)
스트라스부르 역 앞
스트라스브루 역에서 13시 56분 출발 예정인 열차 이었으나 12분 늦게 출발하여 14시58분 독일의 카를스루헤(Karlsruhe)역에서 15시 06분에 떠나는 IC2162열차로 갈아타려고 해당 홈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기관사노조의 파업으로 인하여 열차가 운행하지 못 한다는 독일어 안내방송이 있었다는데 우리는 독일어 귀머거리 이므로 그냥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절한 미국인 청년이 다가 와서 자기는 방송을 알아들었다며 우리를 올바른 홈으로 안내해 주었다,
15시28분 다른 기차를 타고 16시50분 독일의 스트투가르트(Stuttgart)역에 도착하였다,
자동차로 왔으면 약 160km
17시 20분 Hotel am Friedensplatz 까지 걸어가서 체크인하고 곧 나와서 걸었다 .
스트투가르트는 처음 방문하는 곳인데 안내서에 의하면 이 지역 사람들은 검소한 게르만족 가운데서도 구두쇠로 소문났고 일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란다. 바덴 뷔르뎀베르크 주의 행정중심 도시이며 산업이 발달된 지역이어서 그런지 눈에 띄는 볼거리는 없지만 시내에는 쾨니히 거리(Konigstrasse), 궁전광장 등에 기품 넘치는 건축물들이 있다고 한다. 특히 교외에 있는 벤츠 박물관 포르쉐 박물관들이 볼만하다 하는데 우리는 가보지 못했다.
산업도시답게 시내 중앙에 있는 역 건물 위에서 자랑스럽게 돌아가고 있는 벤츠의 로고
중앙역 앞에서 시작되는 번화가 쾨니히 보행자전용거리
궁전광장까지 산보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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