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월요일)
6시 40분에 출발하였다. 사람의 습관(?)이란 이상해서 며칠간 익숙하던 까미노 안내 표지의 주종이 노란 화살 표에서 갈리시아 당국이 도로변에 만들어 놓은 까미노 이정표에 붙은 가리비나 건물 벽에 붙혀놓은 가리비의 방향으로 바뀌자 하루 종일 혼란 스러웠다.
물론 하루가 지나자 다시 다양한 스페인 방식에 익숙해 지긴 했지만 처음에는 표지간의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져서 걱정이 많이 되었다.
포르투갈 길의 스페인 구간에서 자주 만나고 자주 걷게 되는 N550 도로인데 이곳의 갓길은 안전하게 구분되어 있으나 구분이 없는 곳을 걷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거의 모두 시속 100키로를 넘기는것 같으므로 N550을 건너거나 걸을때는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8시10분에 이 이정표를 사진 찍고도 포르투갈의 화살표와 모양이 다른 이 화살표를 인지 하지 못해서 오른쪽으로 가지 않고 직진해서 가는데 우리나라의 경운기와 비슷한 것을 타고 오던 농부가 '1 킬로미터' 비슷하게 발음하면서 뒤로 돌아 가란다.
이 이정표까지 돌아 오니까 그 농부가 기다리고 있다. 고개숙여 절하며 '고맙습니다' 했다.
포르투갈의 화살표는 순례자들의 모임(협회?)에서 일률적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규격화 되었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다.
그러나 프랑스 길을 걸어본 경험에서 얻은 상식으로 볼때 스페인의 표지는 지방 마다 매우 다양하다.
같은 갈리시아 지방이지만 오쎄브레이로 부터 산띠아고 까지는 500미터 마다 규칙적인 이정표를 기본적으로 세워 놓고 필요시 별도의 각종 표지가 있으며 가리비의 모양은 까미노의 방향과 관계없이 무작위로 되어 있으나
투이에서 부터 산띠아고 까지의 이정표는 길이 꺾일 때 마다 세워 놓고 거리도 미터까지 표시하였고 가리비가 열려있는 방향이 순례자의 진행 방향이다.
Porrino 가는 길에서 산업지대 만나기 전에는 걷기 좋은 길도 제법 나타난다.
싼 텔모 의 크루쎄이로 지나 9시경에 통과한 다섯개의 십자가는 뭔지 모르겠다.
좋은길은 끝나고 어느 바를 지나면 나타나는 3-4키로는 되어 보이는 공업지대에서는 두어번 꺾어질때 이정표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갖고 관찰해야(잡초에 가려 안보일 수 있음) 3키로 정도의 직선 구간에 들어 서고
이구간이 끝나서 두번 꺾어지면 아래 사진 가운데의 나무 표지가 보인다.
이곳에서 7분쯤 가면 철도를 건너는 이상하게 생긴 철제 인도교가 보인다.
이 인도교 오르기 직전의 101.562 이정표. 이곳에서 뽀리뇨 중심부 까지는 3.3km이다.
인도교를 넘어 곧바로 뻗은 자동차길을 계속 직진하다가 교통 신호등과
99.408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비스듬히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Porrino 시내중심(뽀르또 기점 142.8키로)으로 가게 된다.
조금전 건너온 철 인도교와 이 이정표 사이에서 100키로 지점을 지난것이다.
나는 이곳 알베르게에 들르지 않았으나 안내서에 의하면 Porrino 알베르게는 침대 40개의 현대적 알베르게로서 가는 길은 시내중심의 다섯 갈레 로타리에서 좌회전하여 철길과 Louro강을 건너면 강둑과 Vigo가는 고속도로 사이에 있다고 하였으나
내가 걸으면서 보았던 알베르게 방향 표지는 시내 중심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가까워 졌을때 도로 왼쪽에 있었다. 어느쪽으로 가는것이 쉬운지는 확인하지 않아서 모르겠다.
까미노는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 앞에 보이는 고속도로 밑을 지나자 마자 오른쪽으로 꺾어서 터널로 들어간다.
이후 N550을 한참 이용하고 벗어나서 한참을 가면 Mos(뽀르또 기점 151.5 km )의 알베르게가 나온다. 영어 안내서에는 Cabaleiros 마을 이라고 되어 있으나 나는 현지에서는 그런 단어를 보지 못했으므로 Mos로 쓰겠다.(스템프에도 ALBERGUE DE MOS 라고 각인되어 있다.)
이곳의 관리는 알베르게 앞 길 건너 Bar 의 아주머니가 하는것 같았으며 나도 그분께 스템프를 받았다.
이곳을 지나면 2키로 정도 아스팔트 오르막 길을 올라 Cornedo 산의 정상쯤에서 부터 내리막 길인데 저 멀리 강인지 바다인지가 보일때 부터 일부구간은 아주 심한 내리막도 있다.
이착륙하는 여객기가 보이는 것을 보면 비행장이 있는것 같은데 이근방에 큰 도시는 Vigo가 있으므로 비고비행장 일것이다.
Mos의 알베르게 부터 이곳까지는 90%이상이 아스팔트 길이어서 땀좀 흘리고 15시 30분 Redondela (보루뚜 기점 158km : 오늘 걸은거리 : 30km)에 도착하였다.
이곳의 알베르게는 싼띠아고 성당 (Iglesiade Santiago) 옆에 있으며
2개의 큰 방에 침대가 56개이고 리빙룸과 독서실 까지 있으나 주방이 아주 작다. 간이냉장고 겸용의 씽크대와 2인용 식탁이 전부이지만 음식을 만들 수는 있다. 오후 1시에 열고 밤 10시에 닫는다.
Redondela 거리풍경
기아자동차의 카니발을 타고온 교수인듯 한 사람의 지시에 따라 도시 곳곳에 각색 천을 걸치고 있는 청년들 : 성년을 기리는 행사의 일환인것 같은데 즐기며 일하는것 같아서 보기가 좋았다.
과연 스페인 답다:스페인이 아이들의 천국이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동안 가뭄에 콩나듯 하던 순례자가 어디서 몰려 왔는지 오늘은 알베르게가 거의 만원으로 독일어가 너무 시끄럽다. 사진 전시실로 조용히 짐들고 가서 혼자 잤다.
6월 1일(화요일)
5시 55분 Redondela 알베르게를 출발하여 N550도로를 만났다 헤어지다를 몇번하며 이정표를 따라 가니까 7시 40분경 Arcade 마을 입구에서 Vigo 만의 제일 내륙쪽 바다가 보였다.
7시 50 Arcade 마을에서 문열은 바를 발견하고 들어가 뭐 먹을것좀 있느냐고 물으니까 크롸쌍은 없고 생뚱맞게 '엔쌀라다 어쩌구 저쩌구'가 있단다
달라고하니까 감자 당근과 콩으로 만든 그들의 엔쌀라다를 한접시 수북히 준다. 커피와 함께 먹었는데 아침부터 과식한 느낌이었다.
이 마을 끝자락에 Vigo 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Verdugo 강에 놓인 아취 다리와 기차철교
이 아취 다리를 건너자 마자 까미노는 아래와같은 안내 간판을 따라 왼쪽으로 두번 꺽어지며 주택사이의 골목 언덕길을 오르는데 오늘은 폰테베드라 군청(?)에서 설치한 하얀 안내판을 따라 가야 간다.
오늘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은 길을 걷고, Pontevedra 시내중심까지 1.5km 남은 지점의 철도역 바로 옆에 현대적으로 지은 알베르게에 11시경에 도착(뽀르뚜 기점 : 177km : 오늘 걸은 거리 :19km)하였으나
알베르게는 13:00 시에 연다고 문에 써 있으므로 길 건너편에 있는 바르 Asador -Pulperia Y Taperia 에서 음료수와 와인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주인이 문어 삶는것을 보았는데 프랑스길 멜리데의 뿔뻬리아에서는 커다란 구리로된 통을 사용했는데 이곳에서는 큰 스테인레스 통을 사용한다.원시적인 가스발사기로 물을 끓이더니 해동 한듯한 문어를 10여마리 넣고 35분간 끓였다.
따듯한 문어를 먹어 보려고 문어를 달라니까 완전히 식기 전에는 팔지 않는단다.
오늘 걸어온 길 사진들
알베르게 입구의 Graffiti 와 알베르게 대문
오후 1시 10분전 여직원이 출근하면서 문을 열어 주었다.
침대 정리하고 나서 세탁기가 보이므로 여직원에게 기계 돌리는 토큰 값을 물었더니 6유로 라며 세탁기가 대형이라 비싸단다. 세탁기가 눈에 보이면 손빨래가 하기 싫어지므로 토큰을 샀으나 에너지가 아까워서
독일 아주머니들 끄레덴시알을 모아가지고 다니는 청년(단체로 다니며 짐은 자동차로 보내고 빈몸으로 걸으면서, 잠은 가능할 때에는 순례자 숙소에서 해결하는 값싼 단체 관광으로 보였으며 매우 시끄러운 사람들로서 영어하는 이 젊은이는 가이드 같았다)에게
"자원 절약을 위해서 너희 일행 빨래도 해 줄테니 모두 모아 오라고 하니까 한짐 모아 오므로 한꺼번에 빨래 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인구 8만이라는 제법 큰 도시를 두시간 반 동안 관광했다.
오른쪽 골목이 까미노다.
Santuario de la Peregrina
시내 중심가에는 관광객들이 제법 많다.
내일 아침 건너갈 다리 Puente del Burgo
저녁은 알베르게 앞의 바에서 와인 두잔과 식은 문어로 대신했다.(7+2=9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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