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포르투갈

포르투갈 길을 걸어본 이야기(6:마지막)

변유섭 2011. 7. 11. 16:56

2010년 6월  2일(수요일)
 

6시 10분에 출발하여 어제 시내 관광하며 알아 두었던 경로를 따라 교외로 나가니까 그동안 이 나라에서 보이지 않던 완전 군장한 군인 6-7명이 길옆에서 쉬는데 매우 피곤한 모습이다.

 

조금 더 가서 보니  물과 간식이 잔뜩 쌓여 있는 곳에서 군인들이 휴식 하고 있는곳도 있었고 군화를 벗고 물집 투성이인 발을 서로 치료해 주며 쉬는곳도 있는 등 동행자(?)들이 있어서 심심하지 않았다.

 

이날 저녁 TV에 이들과 비슷한 군인들을 인터뷰 하면서 Xacobio 어쩌구 저쩌구 자막을 방영하는 것을 보고 알베르게 직원에게 물어보고 알았는데

 

성년을 맞아 까미노 데 싼띠아고의 테러방지를 위한 특수부대 훈련의 일환으로 부대원 들이 포르투갈 까미노 중 스페인 구간 즉 투이에서 산띠아고 까지 이틀간 행군 하는 것이라고 한다.

 

훈련을 돕기 위해서 겠지만 이곳을 관할하는 관청에서 했는지 군 부대에서 했는지 몰라도 이곳부터 Caldas de Reis 사이 에는 기존의 화살표 외에 밤에도 보이도록 형광물질이 섞인 밝은색의 페인트로 선명한 화살표를 곳곳에 그려놔서 걷기가 훨씬 쉬워졌다. 

 

 

십자가 세로대 중앙에 산띠아고를 조각한 독특한 끄루쎄이로  

 

 

9시쯤 되서야 조그만 마을 San Aramo 의 Bar 에서 요기를 할 수 있었다.

 

뽄떼베드라 알베르게를 떠나 13.5km 지점(시내 중심에서 약 12km)의 길 왼편에 있는 아래와 같은 표지를 보면 Barro 라는 마을에 공립 알베르게가 있음(뽀루뚜 기점 : 187km)을 알 수 있다. 

 

 

이 간판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53.504 이정표

 

 

 

직접 가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안내서에 의하면 지난 성년(2004년)에  Barro 마을에 오픈한 이 알베르게는 까미노에서 몇 백미터 떨어져 있고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침대가 아니고 바닥에 메트리스만 제공하며 샤워시설이 없다 한다.

 

열쇄는 The Proteccion Civil de Barro 가 갖고 있으며 전화는 686938785번 이라 한다.

 

이런길 도 지나고

 

 

N550과 숨바꼭질도하고(싼띠아고 까지 자동차길로 40키로 남았다고 했지만 까미노 이정표에 의하면 48키로 이상 남았다)

 

 

 

이런 포도밭도 지나면

 


47.289 이정표와 알베르게 표지가 나온다. 

 

 

화살표를 쫓아가면 침대 24개에 부억시설도 갖춘 현대적인 Briallos 알베르게(뽀루뚜 기점 : 194.2km)가 있다. 10시 50분경 내가 갔을때 관리인은 없었고 화장실을 수리중이었다.

 

 

 

까미노를 계속 가려면 47.289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되 돌아와 오른 쪽으로 가야 한다.

 

Caldas de Reis 마을에 들어와서 아래 사진과 같이 Umia 강을 건너기 직전의 오른쪽 건물을 몇개의 관청이 같이 쓰고 있는것 같은데 1층에 있는 "경찰" 이라고 써있는 방에서 경찰이 안내 해 준다.

 

 

어느 자료에도 이곳에는 알베르게가 없다고 했으므로 저렴한 호텔 안내를 받으려 하자 경찰이 지도를 꺼내서 두번째 다리옆에 0을 표시하며 그곳에 알베르게가 있다고 한다.

 

미심쩍지만 경찰이 지도까지 주었으므로 까미노 상의 두번째 다리(Puente Romano : 로마식 다리: 뽀루뚜 기점 199.6km : 오늘 걸은 거리 : 22.6 + 2 km)를 건너가서 두리번 거리고 찾아 보니까 알베르게가 보인다.


이곳 알베르게는 새로 지은것이 아니고 기존건물의 지상층만 알베르게로 개조한 것이다.

 

이 건물의 1층이 알베르게다. 어디서나 중국인들 보다 더 시끄럽게 떠드는 독일 아주머니 단체 관광객중 몇명은 바닥에 메트리스 깔고 자는것 같았다.

 

 

접수실이 따로 없고 큰 공간 하나에 변소와 샤워실, 빨래터도 만들고 36개의 침대를 놓았고 부엌은 없지만 접수책상  옆에 전자렌지가 하나 있었다.

 

 

알베르게 앞에서 바라본 로마식 다리. 그러니까 알베르게는 다리를 건너서 왼쪽 첫 집이다.

 

 

 

오후 1시 정각에 여직원이 와서 문을 열었다. 언제 개원 했느냐고 물으니까 날자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금년 4월에 열었단다.

 

접수대 뒤에 8유로 짜리 Del Dia 광고가 붙어 있으므로 그것 먹으러 갔다가 카메라를 떨어뜨려서 지금부터는 사진이 없다. 3년전 프랑스 길에서도 막판에 카메라를 떨어뜨려서 고장을 냈는데 꼭 닮은꼴 이네...

 

3년 전에도 그랬지만 내 입맛에 스페인에서 갈리시아 음식이 제일 맛이 없다. 오늘도 Del Dia 중 쁘리메로 쁘라또(First Plate)에 생선이 있다기에 바다가 가까운 갈리시아 이므로 생선을 시켰더니 큰 멸치보다 조금 큰 이상한 생선 다섯 마리와 물에 삶은 감자 몇 덩어리가 나와서 억지로 먹었고

 

세군도 쁘라또(Second Plate)는 돼지고기를 시켰는데 수북히 주는 튀긴감자와 함께나온 돼지고기는 냄새가 너무 심해 이것도 억지로 먹고 감자는 그대로 남겼다.
   
그런데 내 앞쪽에서 먹던 젊은 여자는 튀긴 감자를 한접시 더 달래서 모두 먹는다...

 

오늘은 물과 와인중 와인을 선택했는데 와인 외에 주문하지도 않은 개스가 잔뜩 들어간 생수도 주었으므로 현지인들이 마시는 법을 관찰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와인에 개스 생수를 섞어서 마시는 것 이었다.  내게는 처음 관찰된 습관 이어서 흥미 있었다.

 

저녁때 알베르게 옆의 손님없는 바에 들어가 와인 한잔을 시켰는데 유난히 짠 초록색 올리브 15개와 스페인 쵸리소 올린 빵조각이 공짜 따빠로 나왔다.

 

온천으로 유명하다는 이곳에서 더운물 나오는 분수가 있다는 Hotel Davila를 내가 못 찾은것은 이상했다.

 

6월 3일(목요일)

 

어두운 5시 35분에 전지들고 출발하였다. 마을 북쪽에서 표지에 따라 자동차길을 오른쪽으로 벗어나 시골길을 4km쯤가면 저 위로 철길이 높이 지나간다. 1키로쯤 더 직진하면 N550을 건너게 된다.


조금더 가면 Cafe도 있고 출발점에서 5.4 키로 지점의 Santa Marina de Carrecedo의 교회와 광장에 이르게 된다.

 

이런식으로 이동하다 보면  표지가 선명치 않은 구간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런 곳은 제일 큰 길을 따라가면 된다.

 

8시 40분이 되어서야 문열은 바를 만나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싼띠아고와 20여 키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Padron 은 싼띠아고와 관련된 전설이 풍부한것 같지만 다른 분들의 글에 잘 소개 되었으므로 생략한다,

 

Padron은 조그만 동네 이므로 웅장한 건물들인 Igrexa Santiago 성당(뽀루뚜 기점 : 216.6km)과 강건너의 알베르게 뒤에 우뚝 솟은 인상적인 건물인 Convento de Carmen 이 사르 강(Rio Sar) 양안에 우뚝 서 있기 때문에 몇키로 전방 부터 잘 보이므로 찾아 가기가 쉽다.

 

알베르게는 산띠아고 성당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꺾어 다리건너 Convento de Carman의 바로 아래쪽에 있으며 2층은 전체가 침실이고 아래층에는 각종 부대시설이 있는데 그중에도 집기가 잘 갖추어진 부엌과 식당이 압권이라 한다.

 

또한 산띠아고 성당 앞에는 Padron의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농산물 시장이 있으므로 취사하는 분들에게는 싼띠아고 입성전에 잔치를 벌리기에 이상적인 곳이다.

 

까미노는 성당을 향해서 볼때 오른쪽으로 돌아 가야한다. 이후 까미노는 두세번 정도 N550를 건너거나 걷다가 샛길로 빠졌다가 다시 나오기를 반복한 뒤

 

12시 30분경 12.901 이정표에서 100미터쯤 떨어진곳의 길가(도로 개량전의 옛날 N550 이라한다)에 있는 Teo 알베르게(뽀루뚜 기점 : 227.6km :오늘 걸은 거리 : 28키로)에 도착 하니까 어느분이 청소를 하고 있고 저녁 8시에 와서 스템프 찍어 줄테니 기다리라는 안내문이 있다.

 

빨래한 뒤 200미터쯤 떨어진 바를  찾아가서 쌘드위치로 점심 떼우고 집도 별로 없는 동네에서 억지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때 500미터쯤 떨어진 N550 도로변의 식당을 찾아가 Menu del Dia를 주문하는데 재료가 돼지 고기 한가지 뿐이라고 함으로 어제 먹은 돼지고기 냄새가 아직도 나는것 같아서 First Dish로 야채만 있는 사라다 시키고 Second Dish 로 스빠게띠 달라고 해서 먹었다.

 

저녁먹고 돌아오니까 영어좀 하는 젊은 남자가 와서 5유로 받고 공식 영수증 주고 스템프도 찍어 주었다.

 

순례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므로 공기가 답답해 지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짐들고 밖으로 나와 추녀밑의 긴 의자에서 새소리 들으며 잤다.

 

많은 사람들이 Padron 에서 자지 않고 Teo 까지 오는 이유는 산띠아고에 비교적 일찍 입성하여 정오미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라 한다. 

 

6월 4일(금요일)

 

6시 30분 Teo 알베르게를 떠나 민가도 별로 없는 곳만 골라  만들어 놓은 듯한 까미노를 따라 산띠아고에 들어와서

 

대성당을 1키로 미터쯤 남긴 곳의 바에 앉아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오렌지 생즙을 마시고 크롸쌍과 커피로 9시 정각에 아침을 먹었다.

 

9시 50분 순례사무소에 도착해서 보니까 꼼뽀스뗄라를 받으려고 줄선 순례자의 행렬이 100 미터는 되는것 같았다. 사무소 안에서 10여명의 직원(봉사자?)이  콤포스텔라를 발급해 주는데도 11시가 넘어서야 Compostela 를 발급 받을 수 있었다.

 

1-2유로씩 도네이션 하라는 구호가 벽마다 붙어 있었다.

 

3년전과 달라진 점은 1층에서 하던 교통 숙박 등 각종 안내 서비스가 없어진 점 이고, 좋아진 점은 사무소 부근에 유료 배낭 보관소가 생겨서 편해진 점이다.

 

그런데 최소한 이라도 성스럽게 보존하여야할 산띠아고의 Historic Center 가 지금은 글자 그대로 亂場판이 되었다. 너무 어지러웠다. 성년을 맞아 "한시적"으로 이런 난장을 허가한 것이 아니고 계속 이런식의 난장이 계속된다면 솔직히 산띠아고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

 

성년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서 어쩔 수 없는 조치겠지만 신자가 성당을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이  너무 많아 진 것'은 문제다.

 

즉 관광객도 신자도 대성당 전면의 오브라도이로 광장과 오른쪽 측면의 인마꿀라다 광장에서는 성당에 들어갈 수 없고 나올 수만 있으며 왼쪽 측면의 쁘라떼리아스 광장 쪽에 서는 줄서서 들어갈 수만 있고 나올 수는 없다.

 

제단위의 야고보상 포옹과 묘실 참배는 대성당 뒤쪽의 낀따나 광장쪽의 문으로 들어 갔다가 그 옆의 문으로 으로 나와야 되는데 큰배낭은 물론 작은 배낭도 않되고 쇼핑백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다음날은 아침 여덟시에 성당에 도착해서 보니까 이곳의 문은 아침 9시가 되야 여는데 8시에 이미 줄이 200여 미터는 되는것 같아서 이번에는 야고보 성인상 포옹을 포기했다.

 

3년전에는 어느 Bar 에서 하는 민박집에서 편하게 묵었으므로 이번에도 찾아 가니까 방3개가 모두 나갔단다.

 

할수없이 Seminario Menor에 갔는데 접수 시간이 써있다 즉 08:30 부터 09:30까지와 13:30부터 23:00까지 접수 한단다.

 

나는 14시경에 접수했는데 요금은 1일 12유로로 이틀치 24유로를 냈다. 영수증에 7%의 IVA라는 세금이 부과된 것을 보면 알베르게 라기 보다 소위 Pensao인것 같다.

 

저녁먹으려고 세르반테스 광장에 있는 맛 있다는 식당 Casa de Manolo 앞에서 8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영어가 통하는 60대 독일인 부부(남편은 3년전 베르린 부터 이곳 까지 걸었다 함)를 만나 함께 저녁 먹으며 얘기 했는데,

 

내가 동독 붕괴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Bonn에서 만나본 통일연구소의 독일인 교수가 "진정한 의미의 독일 통일은 경제적으로는 15년이면 가능 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국민 정서적인 면에서는 분단세대가 사라진 뒤 통일후 탄생 세대가 성인이 되었을 때나 가능할 것" 이라고 했다고 하자

 

두사람 모두 경제적 통일이 15년만에 이루어 질것이라는 교수의 예측은 전적으로 그 교수의 희망사항 이었지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정서적 통일에 대한 그 교수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 한다고 하였다.

 

내가 저녁값을 내자 남편이 와인을 사겠다고 해서 와인을 두병 더 먹으며 얘기 했는데 와인을 마신 동독 출신이라는 부인이 쓸쓸한 표정으로 동독 시절이 더 편했다고 얘기 하는것을 보고 많은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6월 5일 (토요일)

 

산띠아고 성당과 그 부근의 인터넷 까페(우리나라의 인터넷 까페와 틀려서 국제 전화도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비싼것 같지는 않았으며 위치는 대성당 전면의 오브라도이로 광장에서 순례자 사무실 쪽으로 가서 순례자사무실이 있는 도로인 Rua do Vilar 를 지나치고,

 

바로 다음 골목인 Rua Nova 로 꺾어 들어가면 이길의 거의 끝부분 오른쪽에 있다 : 이름은 기록하지 못했는데 Nova라는 단어가 들어 있었다) 등 에서 보내고 

 

저녁때 알베르게에 돌아와 식당에서 와인 마시고 있다가 카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온 58년생 김선생, 34세이며 미혼이라는 박모 양과 부산해운대에 산다는 남자 대학생 과 외출하려다 들렸다는 젊은 남자 2명등 한꺼번에 5명의 한국인을 만났다.

 

2년전 Discovery 채널에서 방영한 Man made marble 프로중의 하나가 산띠아고에 의욕적으로 초현대적인 대형박물관을 건설하고 있는 것을 취재한 것이어서 완공되면 관람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까 공사가 중단되어 산띠아고 동남동쪽 언덕위에 거대한 건조물의 허물어져 가는 골격으로 남아 있어서 웬지 서글픈 감정이 일었다.

 

6월 6일(일요일)

 

아침 8시30분 라이언에어 타고 Reus공항(라이언에어의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는 Barcelona Airport 로 직접 가지 않고 바로셀로나에서 100여km 떨어진 Reus 공항으로 가면서 Barcelona 행 이라고 한다.

 

따라서 바르셀로나를 가려면 Reus공항에 내려서 비행장 바로 앞에있는 버스정류장의'타는곳 4번'에서 30분 마다 떠나는 바로셀로나의 Sants 기차역행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을 더 가야 된다. 2010년 6월 현재 요금은  13유로 이었다.)을 거쳐서 바르셀로나에 갔다가

 

6월 7일(월요일)

 

밤 기차로(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간에는 AVE 고속열차가 다니므로 야간 대열차는 없고 1등 좌석열차 밖에 없다 : 요금 62유로) 마드리드로 갔다가

 

6월 9일(수요일) 대한항공 타고 6월 10일(목요일) 귀국하였다.

 

<<이 길을 걸어보고 나서 포르투갈 길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할수 있게 된 사실>>

 

Tamil 과 Palas de Reis에 알베르게가 생겨서 하루 20-25키로 정도만 걸으면 알베르게가 있으므로

 

하루에 30키로 이상 걷기가 힘드신 분, 시간 제약으로 프랑스 길을 완주할 수

없으신 분, 파티마 성지도 함께 순례하고 싶은 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미묘한 문화적차이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께 이길을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이 잡기는 포르투갈 길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알려 드리고자 쓴 것이므로 '재미있는 여행기'를 기대하신 분들께는 실망을 드린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표 합니다>>